뜻밖의 임신이었다
나도 모르는새 뜻밖의 선물을 받은줄 알았던
그 날..
아직도 생생한 일분일초의 순간도 전혀 잊혀지지 않는 그 날...
워낙 생리도 불규칙했고 대자연이 찾아올때쯤 되면 타이레놀 한통은 먹어야 겨우 버텼고 항상 극몸살에 2주는 시달려야 드디어 터지는 그지같은 마법..
그때도 그랬었다
드럽게 아픈몸 한발짝 떼기도 심들었던 나날들..
이정도면 터지고 끝날만도 한대 오지게 터지지도 않던 ...
혹시나하는 마음에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테스트해본 선명한 두줄...
출근하는 남편 붙잡고 자기야... 이게.. 두줄이야..
서로 기쁨과 환희 설렘 그 무엇보다 컸던 두려움이 가득담긴 눈으로 한참을 말없이 바라보았던 그 날...
나는 워낙 느즈막이 결혼하여 주위 친구들은 이미 영유아를 키우고 있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대들.. 이게 두줄이면 임신이야?
응.. 임신이네 축하해..
병원 가보도록 하렴..
좀 천천히 가야 애기집이 보일꺼야..
그렇게 낯선동네로 시집와서 어떤 병원이 어디 붙어있는지도 몰랐기에 폭풍써치로 산부인과를 검색 예약 후 그 날짜만 세며 하루하루 설레했던...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임신테스트기를 하며 점점 선명해지는 두 줄에 기뻐하며 하루를 시작했던..
산부인과에 가서 애기집을 보고 임신확인을 받고 심장소리를 들으며 희망찬 미래를 계획했던..
그런날들이 나에게도 있었다...
2주마다 가서 초음파를 보던 그날 심장소리는 더이상 들리지 않았고 크기도 전혀 변화가 없던... 그렇게 계류유산 판정을 받았다.
다음주에 와서 초음파 다시 한번 보시겠어요?
그말에 일말의 실낱같은 희망으로 무너지는 가슴을 부여잡고 주말을 보낸 후 다시 확인..
확인 사살...
그렇게 아침 9시까지 병원에 가서 잠시 생명이 살아서 커졌던 내자궁 .. 그 자궁을 다시 줄이기 위해 수축 알약을 먹은 후 12시까지 대기 후 수술실 직행
잠시 정신을 잃은 후 모든건 끝나있었다..
그 후로 병원 안에 보이는 배나온 임산부들..
모든것이 날 힘들게 했다...
섣부른 선물이었을까...
왜 나에게 이런 그지같은 일이 일어나지..
왜 이런아기가 왔었지?
그리고 부정적인 생각은 부정을 더해 기어코 자책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그때 커피 먹어서 그런가...
그때 많이 걸어서 그랬나... 내가 이걸 잘못해서 그런가..
이때가 코로나가 오미크론으로 변이되어 모든국민이 다 코로나 걸렸을때였는데 나도 코로나 백신 화이자로 3차까지 맞고 코로나걸리고 나아지는 쯤이었는데
백신땜에 이런일이 생겼나...
아님 코로나 걸려서 그런가...
진짜 끊임없이 이어졌던 블랙홀 구렁텅이에 빠져 허우적대다 결국은 허우적될 힘도 없어 그대로 부정의 생각에 힘없이 스러지던 나날들...
진짜 여러모로 그지같았다ㅡ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고 밝고 활기찬 미래는 거짓말처럼 을씨년스러워 졌다..
나름 몸조리를 하고 하루하루를 나를 다독이며 일상을 다시 살아가고 또 밝은 미래를 꿈꾸며 다시 도전 할 수 있는 몸상태가 되었다...
다시 나에게 금방 찾아올 줄 알았던 천사는 당최 소식이 없었다..
그렇게 난임병원을 다니게 되었다.
그리고 나의 난임생활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