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로 다행히 하혈은 없었다
아까운 내 피ㅜ
쓰잘데기 없이 용종새끼는 눈치도 없이 임신막달에 피를 흘리게 하고 아오 씨ㅡ
짜증난다ㅋ
매주 진료를 보러간다
37주 머리 9.5센티ㅋ 3.4키로
지금 출산해도 된다고 한다ㅋ
하지만 난 엄마뱃속에서 하루라도 더 있는게 좋다그래서 40주 꽉채워서 자연분만 하고 싶었다
38주 머리 센티 몸무게 동일
다행히 더 크진 않는것 같다
주수에 맞게 잘 자란거라고 하신다.
39주 때가왔다
하지만 이 아이는 나올기미가 전혀 없어 보인다.
머리는 아래를 향하고 있으나 아직도 위에서 놀고 있다고ㅡ
밑으로 내려와줘야 출산이 임박한건데...
나는 그냥 딱 예정일에 아침일찍 입원해서 유도분만을 하기로 한다.
날짜가 잡혔다
드디어 그 날이 왔다
임신동안 심들었던..
발톱도 못깎고 샤워 한번 하고 나면 숨이 차서 밖에나와서 한참을 쉬어줘야했고ㅡ
하지불안으로 잠못들던 나날들..
하지불안이 없어 좀 길게 잘라치면 벌써 소변이 차오른 방광의 압박으로 새벽에 몇번은 깨야했던 나날들..
그 외에 삶의질이 뚝뚝 떨어지는 그지같은 증상들에서 드디어 벗어난다는 후련함..
과 함께 웰컴투 헬 육아의 관문으로 들어가는 나를 발견한다.
ㅎㅏ...
할 수 있을까..
내가 선택해서 그 수많은 주사 바늘을 내 손으로 내 배에 찔러대며 고난과 역경을 넘고 넘어 여기까지 왔다.
나는 잘 해낼 수 있다.
다짐하며 아기방 정리를 마무리하고 모든 아가빨래 용품등 아가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먹고싶은거 다 먹어놓기!!
특히 당분간 못 갈 고깃집!!
소고기 장어 겁내 먹음ㅋ
출산가방과 조리원가방 싸놓기
그리고 D-day
잘 자고 일어났다
아침일찍 입원
문진표 작성
처음하는 내진 기분참 드럽더군ㅜ
자궁이 일센티 열렸다고 한다.
고난이 예상되었다
초음파확인 아가 위치는 괜찮다고 한다
그리고 수액 시작ㅡ
배가 아파 올것이라고ㅡ
수축을 강제로 줘서 아가가 나오게 한다는것인가부다ㅡ
오호ㅡ 이것이 유도분만 인가봉가ㅡ
처음엔 괜찮았다ㅡ
생리통이 워낙 울트라캡숑짱으로 매달 오는 나ㅡ
이정돈 껌이지ㅡ
생리통 짬빠가 몇년인데ㅡ
수축이 오는 와중에 점심을 아주 맛있게 먹었다
식욕이 출산 날까지도 폭발하드라ㅡ
아우 지겨워ㅡ
이 살 어뜨케 다 뺄까..
점점 진해져오는 고통ㅡ
무통주사를 구걸한다..
잠시 평온..
도 잠시 와 씌ㅡ
호흡 호흡ㅡ
그리고 생각지 못하게 들어오는 내진
어마무시한 그 간호사의 손가락
나는 그 간호사 만나면 진짜 머리채잡고 다 뽑아버리고 싶다
양수 터트리겠다고 어찌나 그냥 주먹을 막 쥐어박던지
그 짧은 손가락으로 안되니까 주먹을 집어넣어서 나를 막 쑤셨다
그것은 고문이었다
출산과정에서 진짜 없어져야 할 관문같다ㅡ
아님 간호사를 잘 만나던지ㅡ
아주그냥 얼마나 힘만주고 요령은 없고 자궁문이 몇센티열렸는지도 모르고 쓸데없이 양수를 터뜨리겠다고 나대지를 않나.. 와씌 나 진짜ㅜ
저녁쯔음 되었을까ㅡ 전혀 아가가 내려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의사는 퇴근하면서 내일 다시 해보잔다ㅡ
와ㅡ 차라리 나를 죽이지.. 이 지x을 또?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의사 말대로..
그렇게 유도주사제를 잠시 잠그고 너덜너덜해진 마음으로 있는데 그 몹쓸간호사가 들어오더니 진행을 빨리하는게 어떻겠냐고ㅡ 유도주사제를 계속 넣자고 제안했다 무통도 넣어주겠다고..
그러다가 애기 나오면 어떻게요 의사선생님 퇴근하셨는데ㅡ
여기는 주취의 분만이라 무조건 다시 오신단다
그래?
차라리 하는김에 하는게 낫겠다 생각으로 주사제를 시작했다
수축은 금방 왔다..
어지러울 정도로 호흡을 하며
아기는 계속 위에서 놀고있다
이것들이 무통을 안 놔준다
벨을 미친듯이 눌러댔더니 그 몹쓸간호사ㅡ
느즈막이 오더니 벨 한번만 누르세요
이 지x .. 아ㅡ진짜 얼굴 기억한다.
밤길 조심해라ㅡ 진짜다...
그러더니 무통 지금 넣으면 진행이 더뎌져요ㅡ
내가 아파하면 할수록 진행이 빨라진다는것ㅜ
ㅎㅏㅜ
속았다ㅜ
속으로 쌍욕을 내뱉으며 수축이 올때마다 호흡을 멈추고 미친듯이 힘을준다
애기가 안 내려온다
침대에서 일어나서 병원 여기저기를 걸어다닌다
지인짜 아픈데 아파야 정상이랜다
그 진통으로 짐볼에 앉아 간호사를 따라 운동도 하고 침대에 짐볼을 깔고 엎드려 배를 누르기도 하고 남편과 호흡을 맞춰 수축이 올때 알려준 자세로 미친듯이 힘을 줘보기도 한다..
하루는 다 갔다
장장 14시간의 진통에도 아가는 내려올 생각을 안한다
어슴푸레한 달빛...
새벽이다..
간신히 무통 구걸을 성공했다
잠시 정신이 들어 깊게 생각한다
애는 오늘 안 내려올것이다
나는 진통 할 만큼했다
더 하면 나는 죽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남편과 상의 후 제왕절개를 선택한다
바로 수술준비가 들어갔고 마취과 의사와 주취의가 내 너덜너덜해진 얼굴에 인사를 한다
산모님 좀 주무실래요?
나는 주저없이 네 한다
안 자고 있으면 배 째는 소리 등등이 들린다던데..
나는 그런것을 느껴볼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그리고 몇분 뒤..
아가는 세상의 빛을 봤다
난산중의 난산..
그냥 처음부터 제왕절개할껄..
14시간 동안 나는 무엇을 한걸까...
이 억울함은 어떻게 달래야 할까..
ㅎㅏㅡ
이런 생각들이 아가의 얼굴을 보면 싹 잊혀진다던데ㅡ
개뿔ㅋ
생생히 생각나서 아직도 분하다ㅋㅋㅋ
그렇게 나는 엄마로 다시 태어났다.